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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동시놀이터> 신인 추천 완료작 -'학교에 간 귀뚜라미' 외 2편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7. 6. 14. 11:34
<푸른 동시놀이터> 신인 추천 완료작 -'학교에 간 귀뚜라미' 외 2편 /김영주 신인 추천작 / 동시

2016.12.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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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동시놀이터> 신인 추천 완료작 

 

 

 

 

 

학교에 간 귀뚜라미 2

 

                                             김   영   주 

 

 

복도 끝 창고에서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었다     

쓰쓰쓰쓸

쓰쓰쓰쓸 

 

어떻게 들어갔을까

커다란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데

 

2교시 끝나고 가도

쓰쓰쓰쓸

3교시 끝나고 가도

쓰쓰쓰쓸

 

발자국 소리에

더 크게 우는 귀뚜라미

 

먹을 것도 없을 텐데

쓰쓸쓰쓸

집에도 못 가고

쓰쓸쓰쓸

  

숨어 있는 걸까

갇혀 있는 걸까 

 

녹슨 창고 문 안 쪽에서

이제는 배도 고프다고

쓰쓰쓰쓸쓸

 

 

 

 

 

 

 

가슴이 아픈 나무

 

 

칠십 살 먹은 소나무가

속이 다 썩어 부서져 

시멘트 반죽을 채워 넣었다

 

나무에게도 영혼이 있을 텐데

그래서 하늘로 올라갈 꿈을 꾸며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을 텐데

 

가슴이  막힌  나무는

무거워서 어떻게 하늘로 올라갈까

 

잃어버린 나이테는

어떻게 찾을까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엄마 할머니와 딸 할머니

아빠 할아버지와 아들 할아버지가

텔레비전 속에서 부둥켜안고 웁니다

 

딱 보아도 할머니 아들이고

딱 보아도 할아버지 딸입니다

 

저렇게 붕어빵처럼 똑 닮은 얼굴들이

머리칼 하얘지도록

허리 꼬부라지도록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살았다니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살아야 한다니

육십오 년 만에 만나 이틀 만에 헤어집니다

 

TV 앞에 앉아서 지켜보는 가족들이

멀리 가버릴까 봐

다신 볼 수 없을까 봐

곁에 있는데도 보고 싶어집니다

 

울지 않은 척 딴청을 피우는

맹맹한 코끝이 빨갛습니다

 

 

 

 

 

 

 

신인 추천 완료 소감 

 

 

참 어렵지만

 

 

김   영   주

 

 

동시, 참 어렵습니다.

써 놓고 보면 이게 아니고, 고쳐 놓고 보면 또 저게 아닙니다.

짓지 않고도, 만들지 않고도, 그냥 쓰면 시가 되었던 동심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을 텐데

그 시간을 건너왔으면서도 오롯이 그 마음을 담아내는 일이

이리도 어렵습니다.

 

오늘은,

꾸미지 않고

조미료 치지 않고

묵히고 삭힌 동심을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들려줄 수 있을지

정말 그럴 수 있을지 스스로 다짐하는 바로 그 첫!

날입니다.

 

동시, 참 어렵지만 한번 써 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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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주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으며, 2009<유심> 신인상에 시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5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 미안하다, , 오리야 날아라, 뉘엿뉘엿등이 있다. 2016<푸른동시놀이터>에 동시 학교에 간 귀뚜라미4편으로 신인 추천 완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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