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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누구, 내 손 좀 잡아 주세요> <행복해야해>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8. 8. 7. 09:12

 



인간 관계  외 2편
 
                             김   영   주                                             



엄마는 왜 맨날 상우야, 상우야, 

나에게만 일을 시킬까 불만이었는데

 

진우야, 이거 좀 해 줄래?

 

하고 나를 놔두고 형에게 부탁을 하니까

갑자기 내가 왕따 당한 것 같은 

엄청난 배신감이 밀려온다

 

뭐지?

일을 시켜도 기분이 나쁘고

일을 안 시켜도 기분이 나쁜

종잡을 수 없는 이 마음은

 

이런 게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건가?








누구, 내 손 좀 잡아 주세요 
 
 

1년 동안 민원을 365건이나 넣은 아줌마가 있다


친구도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 아줌마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길이 

‘민원을 넣는 일’

컴퓨터 앞에서 민원을 넣을 때마다 생기가 넘친다


악플을 다는 아이들도

벌준다고 하면 금방 꼬리를 내리는데

걔네들도 아줌마 같은 마음일까


서로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이웃이 못 되고

모니터 보고 이야기하는 세상이 되어 그럴까

 

여기, 나 좀 보아 주세요

누구 내 얘기 좀 들어 주세요 

 

라고 내미는 손 

잡아 달라고  








행복해야 해
 


우리나라 사람이 키우던 강아지

우리나라에 버려졌다

 

우리나라에 버려진 강아지

우리나라에서 키워 줄 사람이 없어서

미국으로 입양되어 갔다

 

미국에 간 강아지

우리말밖에 모를 텐데 

앉아

일어서

밥 먹자

산책할까?

 

영어 못 알아듣고 

또 버려지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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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주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으며, 2009년 <유심신인상에 시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5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시집으로 미안하다오리야 날아라뉘엿뉘엿』 등이 있다2016년 <푸른동시놀이터>에 동시 학교에 간 귀뚜라미’ 외 4편으로 신인 추천 완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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