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집

서석조 시인의 시집 <<돈 받을 일 아닙니다>>

꿍이와 엄지검지 2020. 2. 29. 12:05




돈 받을 일 아닙니다


서석조


들꽃 환한 한낮이면 문을 걸어 잠갔겠지

내달리는 떼 군중엔 세상없이 울었겠지

밝게 볼 세상을 위해 안경을 다듬기까지

안경다리 고쳐주고 안경집도 하나 주며

"아이구 됐습니다, 돈 받을 일 아닙니다"

양산의 갤러리안경점 소아마비 주인장



백목련


서석조


끈질긴 운명이다 끊겼으면 좋겠다

줄어든 그림자를 삽짝에 걸어두고

오매야 허리를 짚는 구순의 울 큰 누나



꿰뚫어 보라, 시조


서석조


화중련 신인상 시상 가부좌 튼 말씀들이

매화며 살구나마 콩알 열매 내뱉게 해

바람도 가던 구름도 귀를 쫑긋 기울인다


見, 看, 視, 觀, 覽, 하니, 보고 보고 꿰뚫어 보고

저 아래 금낭화 지나 점심 공양 잘 하시오

장경각 황금 부처님 빙그레 웃으신다


<<돈 받을 일 아닙니다>>  2020 교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