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정지윤
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할머니 집에서
산다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엄마 집에서
산다
그럼
우리 집은
어디에 있는 걸까
이상해
정지윤
눈이 침침하다고 자꾸
안경만 닦는 할머니
내가 밥풀 흘린 건
금방 알아본다
장난치다 살짝 다친 것도
바로 알아챈다
새라고 배운 돌
정지윤
굵은 나뭇가지에 날아갈 듯
앉아 있는 돌 하나
새라고 배우고 있어요
비디오가 매일
조류 도감을 펼쳐 놓고 가르쳐 줘요
저 하늘이 내가 날아갈 세상이래요
나는 누구인가요?
어쩌면
정말 새일지도 몰라요
언젠가는 푸드덕 날갯짓하고
날아오를지도 몰라요
<<어쩌면 정말 새일지도 몰라요>> 창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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