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월경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20. 7. 29. 09:47

월경

 

김영주

 

마법이란 가면 속에 숨어 우는 울음이 있다

부자건 가난하건 피할 수 없는 국경

여자는 한 달에 한 번 그 경계를 넘는다

 

국경을 넘어서야 소녀는 여자가되고

국경을 넘어야만 여자는 엄마가 된다

그러나 비애로 얼룩진 여자라는 그 이름

 

가난을 증명해야 국경을 넘을 수 있는

가볍고도 무거운

한 달에 일만 천원

월경을 하기 위해서 소녀는 무너진다

 

유기농 순면커버 그 앞에서 또 한번 운다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할 수 없는 '여자'

딸이 쓸 생리대 앞에서 엄마가 또 무너진다

 

* 운동화 깔창을 생리대로 쓴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5년 전에 접했다.

가난을 증명해서 지원받는 생리대값 일만 천원.

가난한 어미는 매달 딸에게 "생리대 값이 제일 아까워"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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