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김영주
마법이란 가면 속에 숨어 우는 울음이 있다
부자건 가난하건 피할 수 없는 국경
여자는 한 달에 한 번 그 경계를 넘는다
국경을 넘어서야 소녀는 여자가되고
국경을 넘어야만 여자는 엄마가 된다
그러나 비애로 얼룩진 여자라는 그 이름
가난을 증명해야 국경을 넘을 수 있는
가볍고도 무거운
한 달에 일만 천원
월경을 하기 위해서 소녀는 무너진다
유기농 순면커버 그 앞에서 또 한번 운다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할 수 없는 '여자'
딸이 쓸 생리대 앞에서 엄마가 또 무너진다
* 운동화 깔창을 생리대로 쓴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5년 전에 접했다.
가난을 증명해서 지원받는 생리대값 일만 천원.
가난한 어미는 매달 딸에게 "생리대 값이 제일 아까워" 라고 했다.
<<나래시조>> 2020 여름호 4인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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