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그러므로 유죄

꿍이와 엄지검지 2021. 4. 20. 15:56

그러므로 유죄

김영주

꽃들은 그 누구와도 작당한 적 없다는데

거사를 도모한 듯 들불처럼 일어난다

곁에 곁 옆구리 찔러

꼬드긴 듯

홀린 듯

 

만산에 꿈틀대는

진달래

매화

철쭉

설장구 둘러메고 신들린 양 번지는 꽃

삼동(三冬)을 흔들어 깬 죄

그러므로

꽃, 유죄!

<<열린시학>> 2021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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