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는 꽃대 하나에 꽃 하나만 피운대요
꽃대 하나에 하얀 꽃 한 송이만 피운다고 귓바퀴에 꽂아주며 엄마는
웃었지요 시월하늘 구름도 구절초 꽃처럼 하얀 날 스물일곱 주방아줌
마는 짧은 편지 써놓고 아무도 모르게 먼저 갔대요
'먼저 가서 미안해 신발이 작아 발이 아프다는데도 사주지 못해 미
안해 우리 환이 우리 송이 사랑해 사랑해' 나는 괜찮은데 배고파도 참
을 줄 아는데 발이 아프면 뒤축을 꺾어 신으면 되는데 …
구절초 꽃대 하나엔 꽃 하나만 핀대요
- 홍성란, <마지막 편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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