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雲住寺)에서
천불산(千佛山)
천 년(千年) 계곡에
잠든 돌부처를 보라
기다리는 천 년 목숨을 보라
목 잘리고
팔 잘리고
들녘 풀섶에 손잡고
손잡고 누워 있는 사랑을 보아라
바람이 분다
남해를 휩쓸고 북상하는
태풍의 눈에 갇혀
저들처럼 손잡고
손잡고 하룻밤 우리도 이렇게 누워 있다
사는 일이야
잠시 참아내는 일이야
기다리는 일이야
하룻밤 얼굴 묻고 우는 일이야
- 이명수, <운주사에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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