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면 안 된다
어느 눈부신 날의 외출에
행여 다칠까 염려되어 내 아이에게
하늘빛처럼 던진 이 말
멀리 가면 안 된다
풍성한 그늘 밑 도시락을 펴 놓고
함박웃음 피우며 앉아 던진 말에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나
코끝이 찡하게 맵네
저만한 시절 내게도 던졌을 말
멀리 가면 안 된다
산 넘고 바다 건너 훨훨
마음껏 갈 수 있는 이 나이에
이제사 그 뜻 눈물 나게 품으며
나도 엄마 눈빛에 한없이 걸려들고 싶네
엄마, 엄마야말로
멀리 가면 안 된다
정말 멀리 가면 안 된다
늘 곁에서 수없이 붙들어 줘야지
행복하게 잘 사는 거 지켜봐야지
- 최영선, <멀리 가면 안된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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