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본적을 찾아서
-영월 책박물관
폐교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개교였네
천국으로 오르듯 가파른 계단 끝에
그윽한 책의 나라가 전설을 낳고 있네
아이들 재깔대던 꽃말 같은 낡은 분교
야생의 꽃밭이 된 운동장을 걸으면
별처럼 꽃길을 타고 풍금소리 내릴 듯
그 속에서 책들은 시간을 타고 노네
조선과 대한민국과 '철수와 영이'랑들
귀 닳은 갈피 속에서 동강이 굽이치듯
그때마다 환해지는 시간의 자취들이
고전보다 깊어서 세월보다 깊어서
미래의 본적지처럼 길도 하냥 푸르네
- 정수자, <책의 본적을 찾아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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