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흔(餘痕)
김영주
그대 쓰다듬고 지나간 자리마다
해조음 나지막한 손때 곱게 묻었네요
내 한숨 다독이고 간 그대 말간 손이네요
그대가 새겨놓고 그대가 지우네요
든 자리는 꽃자리요
난 자리는 눈물자리
굽이쳐 돌고 또 돌아 다시 바다로 드는군요
몰아치고 내치던 한 생의 회오리가
꿈처럼 헛말처럼 켜켜이 쌓입니다
다시는 오지 않으마
돌아보도 않네요
그래요 내 탓이에요 모두가 내 탓입니다
웃으며 보내지요
돌아서서 젖겠지만
그래도 용서하시고 다시 내게로 올 거지요
<시조시학> 2013 여름호 - 이 시인을 주목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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