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여흔(餘痕)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3. 5. 26. 08:38

 

 

여흔(餘痕)

 

김영주

 

그대 쓰다듬고 지나간 자리마다

해조음 나지막한 손때 곱게 묻었네요

내 한숨 다독이고 간 그대 말간 손이네요

 

 

그대가 새겨놓고 그대가 지우네요

든 자리는 꽃자리요

난 자리는 눈물자리

굽이쳐 돌고 또 돌아 다시 바다로 드는군요

 

 

몰아치고 내치던 한 생의 회오리가

꿈처럼 헛말처럼 켜켜이 쌓입니다

다시는 오지 않으마

돌아보도 않네요

 

그래요 내 탓이에요 모두가 내 탓입니다

웃으며 보내지요

돌아서서 젖겠지만

그래도 용서하시고 다시 내게로 올 거지요

 

<시조시학> 2013 여름호 - 이 시인을 주목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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