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환하다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3. 10. 28. 07:57

 

 

   환하다

 

   김영주

 

   썰어놓은 마늘에서 찻잎 같은 싹이 났다     

   저 독하고 아린 것이

   납작납작 저며진 것이

   차디찬 냉장고 속에서 새순을 틔우다니

 

물기 다 마르도록 생살을 밀어내며

보내고

떠나는 일

한 몸으로 치르고 있는

접시 위 비틀린 나한 

묵묵하니

환하다

 

 

<<개화>>  22집  2013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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