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만종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4. 12. 12. 08:09

 

 

 

만종

 

김영주

 

      한적한 시골시장 오래 된 묵밥집에

백발의 할매 할배 나란히 앉아 있다

둥그런 엉덩이의자에

메뉴도 한가지뿐인

 

반 그릇도 남을 양을 한 그릇 씩 놓고 앉아

한 술을 덜어주려

반 술은 흘려가며

간간이 마주보면서 파아 하고 웃는다

 

해는 무장무장 기울어만 가는데

최후의 만찬 같은 이승의 저녁 한 끼

식탁 밑 꼭 쥔 두 손이

풀잎처럼 떨고 있다

 

<<시조시학>> 2014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