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종
김영주
한적한 시골시장 오래 된 묵밥집에
백발의 할매 할배 나란히 앉아 있다
둥그런 엉덩이의자에
메뉴도 한가지뿐인
반 그릇도 남을 양을 한 그릇 씩 놓고 앉아
한 술을 덜어주려
반 술은 흘려가며
간간이 마주보면서 파아 하고 웃는다
해는 무장무장 기울어만 가는데
최후의 만찬 같은 이승의 저녁 한 끼
식탁 밑 꼭 쥔 두 손이
풀잎처럼 떨고 있다
<<시조시학>> 2014 겨울호
'♡♡ > 발표연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웃기다 자빠지다* (0) | 2014.12.31 |
---|---|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조] 만종 / 김영주 - 정수자 (0) | 2014.12.26 |
너의 두 손은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 김영주 (0) | 2014.12.08 |
비탈에 서서 / 김영주 (0) | 2014.12.05 |
유기 / 김영주 (0) | 2014.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