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쪽방촌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6. 2. 11. 12:46

 

  쪽방촌

   -도시 경쟁력 12, 서울

  

   김영주

 

      두런두런 말소리가 벽을 타고 넘나든다

                                 초고층 아파트 사이

그 집이 그 집 같은

주소도 문패도 없는 유령 없는 유령의 집

 

       가슴 부푼 손녀딸 뒷물할 샘이 없다

꼬리 긴 공동변소엔 등 푸른 쇠파리 떼

저 멀리 공원 화장실

동화 속 궁전 같다

 

       한 줌 빛 들지 않는 그림자도 숨진 방

강남 땅 한복판에 표류하는

외딴

넘치는 연체고지서

우편함이

힘겹다

 

 

                          <<화중련>> 2011, 하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