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손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6. 2. 6. 07:53


   



   손


    김영주


    육 차선 큰길가에 가로수 부목 타고

    손 뻗은 나팔꽃넝쿨 불끈 선 핏줄 같다

    다 삭아 너덜거리는 현수막을 휘감은 채


"잃어버린 우리 딸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

십육 년 긴긴 세월 아비를 지옥에 두고

열일곱 꿈꾸는 얼굴로 혜희는 웃고 있다


죽으면 잊혀질까 죽도 못한 아버지

철거반 연장소리 가슴을 도려내지만

저 여린 넝쿨 줄기엔 차마 손을 못 대리라



   <오늘의시조>  2016  연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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