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김영주
육 차선 큰길가에 가로수 부목 타고
손 뻗은 나팔꽃넝쿨 불끈 선 핏줄 같다
다 삭아 너덜거리는 현수막을 휘감은 채
"잃어버린 우리 딸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
십육 년 긴긴 세월 아비를 지옥에 두고
열일곱 꿈꾸는 얼굴로 혜희는 웃고 있다
죽으면 잊혀질까 죽도 못한 아버지
철거반 연장소리 가슴을 도려내지만
저 여린 넝쿨 줄기엔 차마 손을 못 대리라
<오늘의시조> 2016 연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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