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나빠요
김영주
넌, 산 넘고 물 건너 낯선 땅 독일에 가
광부로 간호사로 피땀 흘려 받은 대가
자루가 미어터지게 동전으로 받아봤니?
난, 산 넘고 물 건너 낯선 땅 꼬레에 와
스물여섯 끓는 피를 번제물로 바치고
자루가 미어터지게 동전으로 받았어
다른 것도 아니고 몸뚱이로 밥 버는데
몸값을 조롱하여 가난을 꾸짖다니
산다는 구차한 업에
무릎을 꿇을 밖에
일만이천 팔백두 개* 동전을 받아들고
무너지는 억장보다 더 가슴을 찢었던 건
날 위해 울어주시던 내 어머니란 걸
넌 아니?
*한국인 고용주가 작업중 화상으로 손이 녹아내린 외국인 노동자에게
체불임금 440만원을 100원짜리와 500원짜리 동전으로 자루에 담아주었다
<<정형시학>> 2016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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