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앤솔러지 <아이티로 간 내 운동화> 저 속에 내 동시가 들어있다.
작품으로 어린이 독자와 만난다 생각을 하니 내 생애 그 어떤 순간보다 설레고 기쁘다.
영수랑 어여쁜 후배시인이 보내준 어여쁜 꽃바구니랑.
좀 활짝 웃지.. ㅎㅎ
<정지용 동시 읽기>세미나 한 장면
전태일 문학상 수상한 후배시인 이태정, 김영주, 이시향 시인
시 쓰는 영주랑 그림 그리는 영수랑
신지영, 강모경, 김영주, 김완수 시인
이번에 추천받은 김영주, 강모경, 김완수 시인
내가 동원한 어여쁜 두 관객 ^^
2층에서 내려다본 아래층 홀 광경
<추천작>
착한 붕어빵
김 영 주
동네 입구 붕어빵집에 삐뚜름한 손 글씨로
천 원에 세 개 한 개 삼백 원 |
어, 뭐지?
이 불공평한 계산법은?
붕어빵집 아저씨
내 속을 환히 들여다보기라도 했다는 듯
“하나씩 밖에 사 먹지 못 하는 사람이 있단다.”
이 기분은 뭘까?
김영주
앞차가 운전을 잘 못한다고
뒤차가 자꾸 끼어든다고
버스 기사 아저씨가 마구마구 화를 낸다
그런데 왜
듣는 내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걸까
앞차랑 뒤차는 듣지 못하는
뾰족하고
어둡고
험상궂고
차가운 말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듣는 사람이 야단맞는 것 같은
이 묘한 기분은 도대체 뭘까?
학교에 간 귀뚜라미
김 영 주
복도 끝 창고에서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었다
쓰쓰쓰쓸
쓰쓰쓰쓸
어떻게 들어갔을까
커다란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데
2교시 끝나고 가도
쓰쓰쓰쓸
3교시 끝나고 가도
쓰쓰쓰쓸
발자국 소리에
더 크게 우는 귀뚜라미
먹을 것도 없을 텐데
쓰쓸쓰쓸
집에도 못 가고
쓰쓸쓰쓸
숨어 있는 걸까
갇혀 있는 걸까
녹슨 창고 문 안 쪽에서
이제는 배도 고프다고
쓰쓰쓰쓸쓸
가슴이 아픈 나무
김영주
칠십 살 먹은 소나무가
속이 다 썩어 부서져
시멘트 반죽을 채워 넣었다
나무에게도 영혼이 있을 텐데
그래서 하늘로 올라갈 꿈을 꾸며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을 텐데
가슴이 콱 막힌 저 나무는
무거워서 어떻게 하늘로 올라갈까
잃어버린 나이테는
어떻게 찾을까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김영주
엄마 할머니와 딸 할머니
아빠 할아버지와 아들 할아버지가
텔레비전 속에서 부둥켜안고 웁니다
딱 보아도 할머니 아들이고
딱 보아도 할아버지 딸입니다
저렇게 붕어빵처럼 똑 닮은 얼굴들이
머리칼 하얘지도록
허리 꼬부라지도록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살았다니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살아야 한다니
육십오 년 만에 만나 이틀 만에 헤어집니다
TV 앞에 앉아서 지켜보는 가족들이
멀리 가버릴까 봐
다신 볼 수 없을까 봐
곁에 있는데도 보고 싶어집니다
울지 않은 척 딴청을 피우는
맹맹한 코끝이 빨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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