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원형탈모증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8. 1. 29. 16:33

 

원형탈모증

김영주

알 수 없는 통증이 가슴을 파고든다
내 구석 어딘가에 주체 못 할 서러움

새 떠난 빈둥지처럼 바람만 들고 난다

 

홀연히 날 버리고 돌아오지 않을 것들

샤워부스 배수구로 새까맣게 몰려간다
저것은 내 몸이 아니다
내 마음도 아니다

머리 아닌 가슴에 구멍 숭숭 뚫린다
둥글면 다 좋았다 모나지 않았으므로

숨어서 둥글게 둥글게...
둥글어서 아프다

 

<오늘의시조>  2018 연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