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마지막 햄버거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8. 5. 24. 12:03

 





마지막 햄버거

 

김영주

 

새끼만 낳는다고 다 어미는 아니란다 

가난한 딸부잣집 칠삭동 어리보기도

그 품에 와준 것만으로도 눈물겨웠을 아이야

 

어미가 되는 일은

어미로 태어나는 

가진 것이 없어도 다 가진 듯 품이 버는

여자란 몸을 빌어서 신이 되는 일인 것을

 

착하디 착한 그림자는 왜 죽어야만 보일까

햇빛은 안간 데 없이 두루두루 비추는데

널 보낸 마지막 한 끼 미안해서 목이 멘다

 

아가, 어여쁜 아가

다음 세상 있다하거든

사람의 사람으론 태어나지 말거라

이승에 미련 있거든 엿보다 갈 지언정

 

  

*2016년 8월, 어미의 학대로 네 살 여아가 마지막 만찬인 햄버거를 먹다가 숨을 거둔다.


<<서정과현실>> 2018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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