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햄버거
김영주
새끼만 낳는다고 다 어미는 아니란다
가난한 딸부잣집 칠삭동 어리보기도
그 품에 와준 것만으로도 눈물겨웠을 아이야
어미가 되는 일은
어미로 태어나는
가진 것이 없어도 다 가진 듯 품이 버는
여자란 몸을 빌어서 신이 되는 일인 것을
착하디 착한 그림자는 왜 죽어야만 보일까
햇빛은 안간 데 없이 두루두루 비추는데
널 보낸 마지막 한 끼 미안해서 목이 멘다
아가, 어여쁜 아가
다음 세상 있다하거든
사람의 사람으론 태어나지 말거라
이승에 미련 있거든 엿보다 갈 지언정
*2016년 8월, 어미의 학대로 네 살 여아가 마지막 만찬인 햄버거를 먹다가 숨을 거둔다.
<<서정과현실>> 2018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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