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모자상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8. 2. 19. 15:45

모자상

 

김영주

 

차창 밖 마트 앞에 노망기 든 호호노파

늙은 아들 손에 끌려 장보러 나온 모양새다

모지리 눈먼 딸 하나 팔자에 없었는지

 

나도 곧 저럴 텐데

저리 하얗게 늙을 텐데

금방 일도 분별없이 다 까먹고 말 터인데

거울을 들여다보고도 내가 나를 모를 텐데

 

해맑아 날아갈 듯 근심 없이 환한 모자母子

가난마저 정다워라

콧잔등이 매콤하다

붓으론 그릴 수 없는 뭉클한 그림 한 폭

 

<시와표현>  2018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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