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상
김영주
차창 밖 마트 앞에 노망기 든 호호노파
늙은 아들 손에 끌려 장보러 나온 모양새다
모지리 눈먼 딸 하나 팔자에 없었는지
나도 곧 저럴 텐데
저리 하얗게 늙을 텐데
금방 일도 분별없이 다 까먹고 말 터인데
거울을 들여다보고도 내가 나를 모를 텐데
해맑아 날아갈 듯 근심 없이 환한 모자母子
가난마저 정다워라
콧잔등이 매콤하다
붓으론 그릴 수 없는 뭉클한 그림 한 폭
<시와표현> 2018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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