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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No.5>, <소> / 김영주 -<시인뉴스>

꿍이와 엄지검지 2019. 6. 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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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6/24 [22:16] 



샤넬 No.5*

 

 

김영주

 

 

 

빈 가슴에 둥지 튼 정도 물방울 털듯 털어내고

어칠비칠 배 한 척 바람에 떠가듯이

가뿐히 맨몸으로 가야

잘 왔다 할 저승길

 

세기의 여우 먼로가 잠옷으로 입었다는

마지막 가는 길의 샤넬 넘버 파이브

이보다 가벼울 수 있을까

천의무봉 수의 한 벌

 

    

 

 

 

 

 

김영주

 

 

 

슬픈 소 죽을힘으로 바닷물에 뛰어든다

그 소를 잡으려고 인간들이 몰려간다

고를 낸 굵다란 밧줄

소를 향해 던진다

 

슬픈 소 죽을힘으로 올가미 피해 도망간다

인간을 믿지 못해 물에 빠져 죽는 소

이제 막 도살장에서 목숨 걸고 탈출한 소

 

 

 

 

 

 

김영주

경기도 수원 생. 2009<<유심>> 으로 등단.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수상.

시집미안하다, (이미지북), 오리야 날아라(현대시학),

현대시조 100인선 뉘엿뉘엿(고요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