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6/24 [22:16]
샤넬 No.5*
김영주
빈 가슴에 둥지 튼 정도 물방울 털듯 털어내고
어칠비칠 배 한 척 바람에 떠가듯이
가뿐히 맨몸으로 가야
잘 왔다 할 저승길
세기의 여우 먼로가 잠옷으로 입었다는
마지막 가는 길의 샤넬 넘버 파이브
이보다 가벼울 수 있을까
천의무봉 수의 한 벌
소
김영주
슬픈 소 죽을힘으로 바닷물에 뛰어든다
그 소를 잡으려고 인간들이 몰려간다
고를 낸 굵다란 밧줄
소를 향해 던진다
슬픈 소 죽을힘으로 올가미 피해 도망간다
인간을 믿지 못해 물에 빠져 죽는 소
이제 막 도살장에서 목숨 걸고 탈출한 소
김영주
경기도 수원 생. 2009년 <<유심>> 으로 등단.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수상.
시집『미안하다, 달』 (이미지북), 『오리야 날아라』 (현대시학),
현대시조 100인선 『뉘엿뉘엿』 (고요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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