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집

박영식 시인의 시집 <<편편산조>>

꿍이와 엄지검지 2020. 4. 4. 18:31





평행선


박영식


부르면 달려와서

다가서면 멀어지는


가슴에 이는 파랑波浪

소리소리 머언 메아리


잡힐 듯

가깝다가도

다시 버는 너의 손짓




오징어 땅콩


박영식


강소주에 오징어 땅콩

그저 그만이다


살다 보면 따져야 할 게

어디 한둘인가


다행히

씹어줄 만큼

어금니 아직 건재하다




닥나무


박영식


죽을 때 딱 소리로 내 이름 부르는 건

살아선 못 할 말을 뼈에 꾹 새김이다

한지로 다시 사는 날 상소 줄줄 쓰리라



<<편편산조>>  책만드는집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