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이종문
온통
난장판인
어처구니없는 세상,
제일로 그 중에도 어처구니없는 것은
지천명(知天命), 이 나이토록
어처구닐 모른
그 일.
산
이종문
풀 뜯는 소의 등을 어루만져 보고 싶듯,
어루만져 보고 싶다 되새김질 하는 산을,
때때로 고개를 들다 요령 소리 내는 산을
오호 잘 가게나 친구
이종문
이게 연극이라면 그 연극은 그만두고 이 사람, 내가 왔네,
이리 냉큼 나오시게
아 글쎄 내가 자네께 절을 해야 되겠나
그래도 액자 속에 고요히 들어앉아 무엇이 우습기에 그리
자꾸 웃고 있나
부인이 혼절을 했는데, 그래 이게 웃을 일가
혹시 늦게 얻은 저 귀엽고 어린 딸이 다들 왜 이러나 어리
둥절하다가도 철없이 깔깔 웃는 것, 하 기막혀 웃고 있나
알겠네, 이 사람아, 이 지경이 됐는데도 부의 봉투에 넣을
돈이나 따져쌓는
삼십 년 지기의 꼴이 우스워서 웃제 그자
부디 이해하게, 넣었다가 빼냈다가...... 큰마음 먹고서야
큰 것 한 장 더 넣었네
이 돈을 노자 삼아서 오호(嗚呼) 잘 가게나 친구
<<웃지 말라니까 글쎄>> 시인동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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