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내보는 나의 시

<국민의 사전적 의미>, <표>, <국가에 대한 사유>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20. 4. 7. 09:05




국가에 대한 사유

김영주


하나밖에 가진 게 없는 아흔아홉 도구들이

아흔아홉을 거머쥔 일 프로의 사용자를

받들고 먹여 살리는 불가사의한 조직체


김영주, <국가에 대한 사유> 전문 『오리야 날아라』2015 - 대시학




'국민'의 사전적 의미

 

김영주

 

오로지 '의무'를 위해 길들여진 생명체다

 

죽은 듯 쳐박혔다 선거철에만 동원된다

 

투표가 끝난 뒤에는 잡아먹혀야 미덕

 

<<스토리문학>>  2016  가을호

 



 

김영주


누추한 내 한 표에 목은 말라 하면서도

그 한 표가 토해내는 간절함은 몰라라한다

짜 모은 눈물방울의 그 쓰디쓴 의미를

 

단번에 털어넣는 그런 눈물 아니다

피보다 더 진하고 한숨보다 절절한

내 앞에 남은 날들을 볼모잡힌 눈물이다 

 

       돌아서면 언제냔듯 까맣게 잊겠지만

       밟히고 뭉개지면 고개쳐들고 일어서는

       죽어도 죽을 수 없는

       들꽃이다

       풀이다


       <오늘의시조> 2016 연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