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원 앞 사과상자엔 또 부추가 새파랗게 자랐다.
전에 베어낸 자리가 아직 덜 아물었다. 자욱하게 소름
끼친 것 같다.
그 칼자국이 밀어올린 키 위에다 소금 뿌린 듯
희고 자잘한 꽃이 피어 햇살 아래 지금 한껏 이쁘다.
가명의 저 어린 창녀들,
여럿이 새파랗게 몰려 한꺼번에 자지러지게 웃는다.
- 문인수, <골목안 풍경>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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