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골목안 풍경 / 문인수

꿍이와 엄지검지 2009. 12. 20. 08:59

 

  미장원 앞 사과상자엔 또 부추가 새파랗게 자랐다.

  전에 베어낸 자리가 아직 덜 아물었다.  자욱하게 소름

끼친 것 같다.

 

  그 칼자국이 밀어올린 키 위에다 소금 뿌린 듯

  희고 자잘한 꽃이 피어 햇살 아래 지금 한껏 이쁘다.

 

  가명의 저 어린 창녀들,

  여럿이 새파랗게 몰려 한꺼번에 자지러지게 웃는다.

 

 

      - 문인수, <골목안 풍경>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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