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공사장 끝에 / 이시영

꿍이와 엄지검지 2009. 12. 20. 09:36

"지금 부숴버릴까"

"안돼, 오늘밤은 자게 하고 내일 아침에 ..."

"안돼, 오늘밤은 오늘밤은이 벌써 며칠째야? 소장이 알면..."

"그래도 안돼..."

두런두런 인부들 목소리 꿈결처럼 섞이어 들려오는

루핑집 안 단칸 벽에 기대어 그 여자

작은 발이 삐져나온 어린것들을

불빛인 듯 덮어주고는

가만히 일어나 앉아

칠흙처럼 깜깜한 밖을 내다본다

 

       - 이시영, <공사장 끝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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