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꿈, 견디기 힘든 / 황동규

꿍이와 엄지검지 2009. 12. 20. 09:46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는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의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 황동규, <꿈, 견디기 힘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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