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 그리기
장지성
한 점 티도 없는 어느 날 가을 창공
청명이 하 고요해 화폭을 펼치고서
두어 점 묵난(墨蘭)을 치며 삼매경에 젖는 거야
어디 구름 없는 하늘이 하늘이랴
그 여백 구도 잡아 곡예 펼친 편대(編隊)들이
먼 상념 밑줄을 그며 소실점을 찍는 거야
설핏 해거름이 발묵(潑墨)으로 빗금 치는
기우뚱 세월의 잔영, 중천에 걸어놓고
어느 결 낮달이 와서 낙관으로 돋는 거야.
- <유심> 2011,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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