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비행운 그리기 / 장지성

꿍이와 엄지검지 2011. 7. 5. 16:30

 

 

 

 

                             비행운 그리기

 

장지성

 

한 점 티도 없는 어느 날 가을 창공

청명이 하 고요해 화폭을 펼치고서

두어 점 묵난(墨蘭)을 치며 삼매경에 젖는 거야

 

 

어디 구름 없는 하늘이 하늘이랴

그 여백 구도 잡아 곡예 펼친 편대(編隊)들이

먼 상념 밑줄을 그며 소실점을 찍는 거야

 

 

설핏 해거름이 발묵(潑墨)으로 빗금 치는

기우뚱 세월의 잔영, 중천에 걸어놓고

어느 결 낮달이 와서 낙관으로 돋는 거야.

 

 

-  <유심> 2011,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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