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 가는 길
김영주
서랍 속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꺼내봐요
할머니 고우시네요 사진사가 그랬다죠
울엄마 기분 좋았겠네
말없이 웃으셨죠
돋보기 코에 얹고 돌아앉은 얇은 등
사진 속 당신 얼굴 보고 또 쓰다듬고
다 늙어 곱기는 뭐가
혼잣말을 하셨죠
사진관 가시면서 무슨 생각 하셨을까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 좀 더 높았을까
젖은 듯 웃는 얼굴이 흔들리네요 자꾸만
어느날 어머니처럼 카메라 앞에 앉겠지요
할머니 고우시네요 젊은 사진사 농을 하구요
두고 갈 사진이에요
아마 나도
그러겠지요
- <작가연대> 2011 상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