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사진관 가는 길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1. 9. 7. 12:06

 

 

 

 

사진관 가는 길

 

김영주

 

서랍 속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꺼내봐요

할머니 고우시네요 사진사가 그랬다죠

울엄마 기분 좋았겠네

말없이 웃으셨죠

 

돋보기 코에 얹고 돌아앉은 얇은 등

사진 속 당신 얼굴 보고 또 쓰다듬고

다 늙어 곱기는 뭐가

혼잣말을 하셨죠

 

사진관 가시면서 무슨 생각 하셨을까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 좀 더 높았을까

젖은 듯 웃는 얼굴이 흔들리네요 자꾸만

 

어느날 어머니처럼 카메라 앞에 앉겠지요

할머니 고우시네요 젊은 사진사 농을 하구요

두고 갈 사진이에요

아마 나도

그러겠지요

 

- <작가연대> 2011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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