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우두커니 서 있었다 - 墨枾牒 / 박기섭

꿍이와 엄지검지 2011. 9. 15. 15:32

 

늙은 감나무는 어디서나 그렇습니다

 

그 풋감 떫은 것들 단물이 들 때꺼정

 

참먹을 동이째 갈아서 마시고는 합니다

 

먹감이 왜 먹감입니까 그래서 먹감입니다

 

된가을 서릿길에 만등을 내건 날은

 

말로는 다 못할 것들 그도 실은 먹빛입니다

 

이승 아니라면 저승 어느 저녁답을

 

늙은 감나무는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먹감장 먹감문갑을 걸머진 채 서 있습니다

 

- 박기섭, <우두커니 서 있었다 - 墨枾牒>  <<현대시학>> 2011,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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