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신문
문무학
비 오는 날에는 신문도 옷을 입는다
속살 얼비치는 투명의 원피스를
누군가 그 안에 서서 '나라 사랑' 소리친다.
걸친 옷 쫘악 벗길라치면 아! 글쎄
잡은 손 거부하며 완강하게 버틴다
비쯤은 맞아도 좋을 그 얼굴은 웃고 있고……
벗겨보면 흠집 많은 몸뚱이 그 중에서
유독 입만 살아서 말은 번적 빛나는데
도무지 믿기지 않아 욕설 먼저 나선다.
옷 입고 찾아와도 사건은 젖어있다
젖을 대로 젖어서 마른 데가 없으니
벗긴 옷 둘둘 말아서 내동댕이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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