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조리笊籬에 관한 명상 / 정희경

꿍이와 엄지검지 2014. 5. 13. 08:53

 

조리笊籬에 관한 명상

 

정희경

 

소리 없는 흰 벽면에 조리 한 쌍 걸려 있다

힘들고 고단한 등, 의자로 서로 기대

쌀 일던 어머니 말씀

고스란히 앉아 있다

 

팽팽한 하루하루 시작과 끝 어디일까

무거운 음절과 통통 튀는 어절들이

조리질 한번으로도

뒤집히는 일상이

 

조간신문에 쏟아지는 건조한 방백傍白들

자꾸만 가라앉는 알갱이를 띄워서

엉성한 불혹의 새벽

시문詩文을 조리질 한다

 

 

<<지슬리>> 동학사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