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가는 것들
김영주
지금 들어오는 열차는 신창, 신창 행 열차입니다
출입문이 열리면서 흔들리던 너 내리고 출입문이 닫히기 전 흔들릴 나 오른다
객차가 꿈틀하고 진저리를 치고 나면 손잡이에 매달려가던 몸뚱이도 흔들흔들
낮술 불콰한 중년 남자 졸다 깨다 흔들흔들 들러붙지 말라고 밀쳐내는 여자도
흔들흔들 이 칸에서 저 칸으로 사랑의 복음도 흔들흔들 오천 원에 석 장짜리
팔토시도 흔들흔들 돈 없어도 돈 빌려준다는 돈 대리 광고도 흔들흔들 당일면접
당일채용 전단지도 흔들흔들 껌통을 놓고 가는 때꼽쟁이 어린 손도 지갑을 열까말까
망설이는 주름손도 먹고 사는 일들이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흔들리지 않으려고
앙다물고 또 흔들흔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왜 이다지도 먼 것일까
-<<사설시조포럼>>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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