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
김영주
뙤약볕 내리쬐는 못골 시장 앞 빈터에서
늙수그레한 탁발승 바랑을 내려놓고 또드락 딱딱 뚜드락 딱딱 목탁을 두들기는데
곱단한 초로의 여인 양산을 받쳐 들고 조신한 걸음새로 스님 곁에 바짝 다가서서는
천당에 가려거든 내님을 믿으라는데 은총이 가득하신 내님을 믿으라는데 눈썹하나
까딱 않고 듣는 동 마는 동 하는 걸승이 참을성 많은 여자의 부아를 건드렸는지 아,
내 말이 말 같지 않느냐며 발끈 성질을 부리는데 흰 눈썹 꿈틀! 하며 고리눈 부릅뜬 걸사
허허어 고놈의 입 참말로… 거 천당 시끄러워 가겠느냐!
<<사설시조포럼>>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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