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

한혜영 시인의 <닭에 관한 지나친 관찰>

꿍이와 엄지검지 2017. 2. 28. 14:46




닭에 관한 지나친 관찰


한혜영


마침표처럼 선명하지만

무얼 보는지, 시선 도무지

알 수 없는 닭의 눈동자처럼

닭의 꿍꿍이 역시

가늠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


배고픈 쥐새끼에게

밥통을 통째로 내맡기고도

꾸벅꾸벅 졸음 속으로

빠져드는 보살을

어떻게 이해를 하나?


순교하듯이

제 살을 뜯어 먹이며

다음 생으로

고요히 입적(入寂)을 하는 보살을



<<올랜도 간다>>  푸른사상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