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김영주
새 신 등쌀에 벗겨진 토란 같은 발뒤꿈치
아파 쓰려 절절매다 덜컥 딱지 앉았네 내 살에서 나온 살 옹이 되어 앉은 살 내 살인지 남의 살인지 나도 종내 모르는 살 내 살도 아닌 것이 내 살 속에 박혀서 내 살보다 더 아프게 내 살처럼 살더니 본디 내 살이나 이제 내 살 아니라고 내 살이 밀어 올려 옹이 빠져 나가네 그래 어디 내 삶에 나만 살아지더냐
때때로 나 아닌 것이 내 행세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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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 월 김문억의 시조학교 카페<소개하고 싶은 좋은 시>창에 올라와 있는 작품이다.
어림잡아서 이 작가의 작품이 내 눈에 처음 들어오기 시작한 때가 그 때쯤인가 한다.
김영주의 사설시조는 처음 대한다.
시조문학이 발전하려면 단시조 쓰기와 사설시조 쓰기를 권장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김영주의 옹이가 사설시조 감으로 매우 적합한 소재로 착안 되었다는 것에 주목 한다.
글쓰기를 하다가 보면 단시조로 압축되어야 하는 경우와
조금은 덧붙여서 창작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는 그 동안 이런 경우 단시조 연작을 써 왔다.
아주 오래도록 관습화 되면서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참이다.
거기에는 오랜 전통의 우리가락이라고 하는 민족시의 긍지를 앞세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현대인은 시조 읽기를 그리 반기려 하지 않는다.
너무 억울하다.
뛰어난 작품을 빚어 내 놓아도 다만 시조라는 이유로 읽기를 주저하는 것이 사실이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분명한 까닭이 있다.
우리는 그런 까닭을 과감하게 검색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고 있다.
사설시조 개요 따위는 새삼 말 할 필요가 없겠지만
단시조 보다는 좀 자유로운 운율 속에서도 3 장이라고 하는 형식구조는 분명한 것이 단시조와 동일하다
어느 章에서 어느 만치 더 늘일 수 있는가 라고 하는 구체적인 문제 같은 것이
앞으로 더 논의 되어야 할 것이며
사설시조에서도 한 장이 두 구로 구분 되는 3장 6구의 기본 율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 등을 필요로 한다.
시조문학은 반복해서 쓰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터득 되는 것이 기본 가락이면서도
그 동안 너무 지나치게 형식구조를 강조하는 교육을 해 왔다.
시문학의 음악성은 자유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조역시 시라고 한다면 깊은 뜻의 문학성이 먼저 교육되어야 한다.
이 시대의 문학도는 어떤 시 읽기를 좋아하는가.
이 시대의 시조작가는 무엇을 써야 하는가.
이 시대의 시문학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작가의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도 사설시조는 적극적으로 수용되어야 하며
보다 더 많은 토론과 실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옹이는 아무것도 아닌 발뒤꿈치 상처로 시작되고 있다.
새 신을 신기위한 상처가 새살과 굳은살로 반복되면서 내 것이면서
내 것이 아닌 것의 아이러니한 과정을 나열하기 까지는
때때로 나 아닌 것이 내 행세를 하기까지의 삶의 진통을 관찰 하면서
시적 자아를 충분하게 발효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사설일 수 있는 음악적 요소가 어색한 곳 없이 충분하다.
뜻이 깊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가락도 허사다.
무엇보다 김영주는 쉬운 말로 쉬운? 시를 빚는 재주꾼이다.
같은 창에 들어있는 빼어난 작품, 단수 한 편을 더 소개하면서 맺는다.
서리꽃/김영주
푸른 피 뜨겁게 도는 꽃인 줄만
알았는데
연밥 같은 꽃씨도 한 알 품고 사는 줄
알았는데
손닿자
눈물입니다
참을 수 없는
눈물입니다.
-글. 김문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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