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김영주
아끼느라 쓰지 못한 접시 몇을 골라놓고
지금의 내 나이 적 어머니가 그랬듯이
"쓸 사람 가져가세요."
문 밖에 내놓는다
살림도 서툴면서 그릇 욕심 작지않아
천년만년 살 것처럼 들다보고 쓰다듬고
물려줄 딸도 없으면서ⵈ
혼잣말을 되뇐다
수절하는 과수처럼 조신하게 들어앉아
유리장에 갇혀 산 삶 부질없어 웃어본다
뉘 알까, 미물에 얹힌
검불같은 이 정한情恨을
<<화중련>> 2018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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