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그릇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8. 11. 6. 16:30

 



그릇

 

김영주

 

아끼느라 쓰지 못한 접시 몇을 골라놓고

지금의 내 나이 적 어머니가 그랬듯이

"쓸 사람 가져가세요."

문 밖에 내놓는다

  

살림도 서툴면서 그릇 욕심 작지않아

천년만년 살 것처럼 들다보고 쓰다듬고

물려줄 딸도 없으면서

혼잣말을 되뇐다

 

수절하는 과수처럼 조신하게 들어앉아

유리장에 갇혀 산 삶 부질없어 웃어본다

뉘 알까, 미물에 얹힌

검불같은 이 정한情恨을


<<화중련>>  2018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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