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인적 드문 차로에 시커먼 비닐봉지
들여다보나 마나 그 속 텅 비었을 텐데
상처 난 길짐승처럼 살아있다 꿈틀댄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버려지지도 않는 것을
저랑은 상관없이 끌어안고 살아가는
그 여자 가을 앞에서 갈 곳 몰라 망연하다
산 것과 아닌 것의 경계가 모호하다
살아도 죽은 듯이 죽었어도 산 듯이
허한 속 기댈 곳 없는 껍데기 몸부림친다
<시조21> 2019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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