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그 여자의 가을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19. 9. 9. 10:25





               그 여자의 가을



김영주


인적 드문 차로에 시커먼 비닐봉지  

들여다보나 마나 그 속 텅 비었을 텐데

상처 난 길짐승처럼 살아있다 꿈틀댄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버려지지도 않는 것을

저랑은 상관없이 끌어안고 살아가는

그 여자 가을 앞에서 갈 곳 몰라 망연하다


산 것과 아닌 것의 경계가 모호하다

살아도 죽은 듯이 죽었어도 산 듯이 

허한 속 기댈 곳 없는 껍데기 몸부림친다



<시조21> 2019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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