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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숙
틈없이 재구성된 밤의 미학을 찾아
불면 대신
정기권 신청한 반골이다
신록들 애교스러운 콧소리에 녹아드는
애처도 아니라서 애첩도 아니라서 스무 살 분홍빛은 곧잘 파랑이 된다
갈겨쓴 한밤의 문체 역행하는 노을들
갯가의 몽돌처럼 새까맣게 울다가 물 빠진 낮은 음표 별빛 달빛 잘강대다
홀린듯 새벽이 오면 요절하는 너는 매혹!
벨벳찔레
이명숙
어때, 한잔할래요? 그냥 딱, 한 잔만요
아무 말 하지말고 눈만, 입만 맞춰요
새벽별 그늘 속으로 숨어드는 그때까지
볕살 고운 이 봄날 무심코 혼자라서
꿈꾸듯 명랑하게 흐느끼고 싶어서
첫사랑 바코드처럼 혼잣말로나 필 망정
몇 날 며칠 외진 길 가시밭길 와서는 신명은 고작 열흘 아무렇지 않은 척
이 세상 질투하면서 당신 두고 가면서
껍데기를 채록하다
이명숙
어느 미친 봄날에 너는 단종되었다
가벼운 듯 무거운 이별은 눈물 한 채
새빨간 거짓말처럼 피고 싶다고 피는 꼿
고독도 퇴고하면 시집 한 권 출판할까
노을 첩첩할수록 되작되작 추억질
끝장난 꽃 시절이야 꽃샘잎샘도 오타인 걸
당신 몸 벗어놓고 나는 품절되었다
억겁이랴 억겹이랴 과거와 미래 사이
뻥 뚫린 싱크홀 같은 내 마음속 사리 하나
<<강물에 입술 한 잔>> 고요아침,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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