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김영주
코로나로 갇혔다가 오랜만에 전철을 탄다
습관처럼 가던 길도 물어봐야 할 것 같아
“이쪽이 서울행 맞죠?”
돌다리를 두들긴다
대답을 할 듯 말 듯 우물쭈물 저 청년
“써우요? 네 맞아요, 여기 써우 맞아요.”
오 이런, 마스크 속에서 외국인 낯선 억양
호다닥 돌아서며 실소를 터뜨린다
난감한 내 표정은 마스크가 살렸을까
어쩌다 외국인에게 길을 다 묻고 살까
<오늘의시조> 제16호 2022 연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