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연시조

시판돈 / 김영주

꿍이와 엄지검지 2022. 5. 15. 08:04

시판돈*

 

김영주

 

그럴 수도 있겠다 시에 판돈 거는 일

나, 시인이오  해봤자 대접도 못 받는데

명함에 시인 프로필 하나쯤 넣고 싶어

 

군화소리 다급던 시절 울분을 터뜨리다

한 쪽 발을 빼앗긴 시인이 생각난다  

밟히고 걷어채여도 

시인이라! 외쳤다는

 

오늘은 시 한 편을 오만 원에 팔았다

원고료 오만 원에 부자가 된 것 같아

시 판 돈 오만 원으로 교만해지고 싶은 날

 

시판돈*은 못가도 시 판 돈에 뿌듯해져

무주공산 허공에 대고 허세를 부려본다

어머니, 저 시 판 돈으로

꿈은 안 굶고 살아요

 

 

* 라오스의 여행지, 4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의시조> 제16호 2022 연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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