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돈*
김영주
그럴 수도 있겠다 시에 판돈 거는 일
나, 시인이오 해봤자 대접도 못 받는데
명함에 시인 프로필 하나쯤 넣고 싶어
군화소리 다급던 시절 울분을 터뜨리다
한 쪽 발을 빼앗긴 시인이 생각난다
밟히고 걷어채여도
시인이라! 외쳤다는
오늘은 시 한 편을 오만 원에 팔았다
원고료 오만 원에 부자가 된 것 같아
시 판 돈 오만 원으로 교만해지고 싶은 날
시판돈*은 못가도 시 판 돈에 뿌듯해져
무주공산 허공에 대고 허세를 부려본다
어머니, 저 시 판 돈으로
꿈은 안 굶고 살아요
* 라오스의 여행지, 4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의시조> 제16호 2022 연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