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신필영
가끔, 소는 목을 돌려 제 꼬리에 입 맞춘다
꼬리 또한 마침맞게 입을 슬쩍 쓸어준다
너 있어 내가 산다며 서로에게 경배하듯
번개
신필영
누가 이 깊은 어둠 플래시를 터뜨리나
걸어 잠근 문 안까지 속수무책 촬영된다
네 눈물 훔쳐온 죄도 꽃밭처럼 드러날라
꽃, 분신
신필영
지는 것 두려워서 피지 않는 꽃은 없다
촉수를 세워 타는 저 한 번의 완전연소
바친다 직설의 화법 제단 위에 환한 몸
가을비
신필영
스미듯 서늘하게 어깨를 짚는 손길
철 다 든 아우 같은 젖은 산을 앉혀놓고
철부지 중년은 와병 중 링거주사 맞고 있다
출근
신필영
찰칵, 등 뒤에서 다시 문이 잠긴다. 덜 깬 잠 비벼 끄는 족문도 다급하게 미로를 기웃거리는 버튼 몇 개, 계단 몇
▪시인의 말 극장 문을 나온 뒤에도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 속 명장면 처럼, 누군가의 가슴 깊이 잊히지 않는 감동으로 남을 작품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 선집을 낸다는 소식이 잠시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이미 내 몫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독자들의 밝은 눈길 앞에 꾸밈없는 나를 내놓기로 했습니다. 출판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016년 8월 신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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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신춘문예공모나라
글쓴이 : 김 영 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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