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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시인의 시집 <<창 열어 산을 열고>>

절집 고양이 작은 절집 마당에 고양이 셋 있는데요 한참 어린 것들 노는 게 이쁩니다 사람도 그 절 고양이처럼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비명 칼날에 베이거나 꽃잎에베이거나 어느 경우이든 비명은 선명하다 간혹은 많은 말 대신 비명을 지르고 싶다 폭포 물길 뚝 분질러서 사정없이 후려쳐 설 수가 없는 물을 직벽(直壁)으로 세웠구나 시인은 말을 그렇게 쓴다 그, 폭포를 내건다 빈 울음 절간의 종소리에 그 울음에 울림이 없다 교회당 종소리에 울림없는 울음만 있다 저 울어 남을 울리는 울림있는 울음이 없다 김동호, 2019 출판기획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