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화 시인의 시집 <<귀를 여는 시간들>> 노을 손예화 황량한 들판 속 등 굽은 놀을 봐라 점점이 짙어가는 치매의 흔적들로 어머니 부르는 소리 빈들 느릿 지나간다 귀를 여는 시간들 손예화 고향집 앞뜰에다 바지랑대 세워두고 어머니 굽은 허리로 거울같이 훔쳐내던 드넓은 푸른 하늘에 언제 저리 너셨나 둘레마저 환하게 에도.. ♡♡♡/시인의 시집 2020.02.25
고정선 시인의 시집 <<눈물이 꽃잎입니다>> 경로석 앞에 서서 고정선 앉아도 될 나인데 끝까지 서서간다 면치레도 아니고 다릿심 자랑 더 아니다 앉으면 못 일어날까 봐 괜한 걱정 중증이다 태아령胎兒靈을 아시나요 고정선 대원사 극락전 옆 108개 아기동자상 빨간 모자 눌러쓰고 살붙이 찾고있다 한 번도 불러본 적 없는 무명씨 .. ♡♡♡/시인의 시집 2020.02.25
김정숙 시인의 시집 <<나뭇잎 비문>> 설마 했는데 기을에 섬겨야 할 건 물드는 저 마음이다 붉은빛 노란빛 망설이는 감잎의 살갗 숨겨온 나의 과거가 찍혀 있을 줄이야! 나뭇잎 비문 김정숙 살아내기 위하여 바둥바둥하던 이 이슬 머금은 채로 흔들리다 반짝이다 낱낱이 백골 드러낸 나뭇잎을 보았다 떨어져서 수백 번 마르.. ♡♡♡/시인의 시집 2020.02.25
이명숙 시인의 시집 <<강물에 입술 한 잔>> 닉네임 이명숙 틈없이 재구성된 밤의 미학을 찾아 불면 대신 정기권 신청한 반골이다 신록들 애교스러운 콧소리에 녹아드는 애처도 아니라서 애첩도 아니라서 스무 살 분홍빛은 곧잘 파랑이 된다 갈겨쓴 한밤의 문체 역행하는 노을들 갯가의 몽돌처럼 새까맣게 울다가 물 빠진 낮은 음.. ♡♡♡/시인의 시집 2020.02.25
성공의 덫에 빠진 대한민국 / 윤홍식 성공의 덫에 빠진 대한민국 윤홍식 오랜 반공주의와 독재는 일하는 사람들이 노조를 만들고 자신을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 수 없게 하면서, 한국 민주주의는 중도와 우파만의 경쟁의 장이 됐다. 왼쪽 날개를 잃어버린 민주주의는 지역주의, 반공주의,반북주의, 세대 담론 등을 더 중요시 .. ♡♡♡/With U 2019.11.22
이묘신 시인의 <이웃사촌> 이웃사촌 이묘신 화단에 골고루 심은 꽃씨들 분꽃 옆에 맨드라미 맨드라미 옆에 채송화 채송화 옆에 봉숭아 봉숭아 옆에 해바라기 땅 속에선 서로 모르고 지내다가 땅 밖에서 이웃되었다 <동시발전소> 2019 여름호 ♡♡♡/시인의 시 2019.11.22
박방희 시인의 <물수제비> 물수제비 박방희 퐁, 퐁, 퐁 강을 건너며 넓이를 재나 했는데 퐁당, 밑으로 가라앉는다 깊이가 더 궁금하였나 보다 《판다와 사자》 청개구리, 2018 ♡♡♡/시인의 시 2019.11.22
김영철 시인의 <낮은 목소리> 낮은 목소리 김영철 바람은 풀의 입술을, 물은 얕은 길을 읽는다 사람도 채송화도 개미도 모래알도 눈물로 뭉친 것들은 수그려야 들을 수 있다 -《품고 싶은 그대 詩여, 안기고 싶은 동해시여!》, 시선사, 2019. ♡♡♡/시인의 시 2019.11.22
백수 선생님 가신 지도 벌써 세 해가 되었습니다 황악산의 봄 김영주 저 산에 불이 나면 봄이 온다 하였는데 그 어느 고운 손이 산불 놓아 줄 것인지 톡 톡 톡 발만 구르던 지팡이 휘적 나설 건지 초승달 김영주 간이역 따라 오며 건네주던 꽃편지 차창에 매달린 채 따라오던 종이칼*로 연두빛 물먹은 봄밤을 툭 툭 뜯어 읽습니다 *종이칼 .. ♡♡♡/리뷰 2019.10.31